퍼플렉시티로 알아보고 풀어보는 궁금증 30 - 구겐하임 미술관과 페기 구겐하임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 1898–1979)은 20세기 미술계를 대표하는 컬렉터이자 후원자로, 미술사 속 가장 독창적이고 논쟁적인 여성 중 한 명이었다.
1898년 뉴욕의 유대계 구리광산 재벌가에서 태어난 페기는 천문학적 부를 지닌 가문 덕분에 예술에 몰입할 수 있는 기반을 얻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 그녀의 아버지 벤자민 구겐하임은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당시 “우리는 신사답게 죽는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고, 이 비극은 열세 살의 페기에게 큰 상실과 독립심을 심어줬다.nyculturebeat+1
20대 초반, 그녀는 가정과 사회 규범에서 벗어나 파리로 건너가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자유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마르셀 뒤샹을 만나 근대미술의 복잡한 흐름을 배웠고, 칸딘스키, 미로, 브랑쿠시 같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다니며 감식안을 길렀다. 1938년 런던에 ‘구겐하임 죈(Guggenheim Jeune)’ 화랑을 열어 장 콕토와 칸딘스키의 전시를 주최하면서 본격적인 수집 활동을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나치 독일의 예술 탄압 속에서도 그녀는 ‘하루 한 점씩’ 명화를 구입하며 수많은 초현실주의 작품을 구해냈다. 미술 애호가라기보다 “예술의 피난처를 지킨 전사”에 가까웠다. 그녀는 피카소, 미로, 달리, 막스 에른스트 등 당대 거장들의 작품을 헐값에 매입하여 자신만의 현대미술 컬렉션을 구축했다. 이후 뉴욕으로 건너가 1942년 화랑 ‘금세기 미술(Art of This Century Gallery)’을 열고 미국 추상표현주의를 세상에 소개한다. 이 갤러리에서 잭슨 폴록, 로버트 마더웰, 마크 로스코 등이 처음으로 빛을 보게 되었으며, 그녀는 폴록에게 “캔버스를 대지에 펼쳐놓고 그리라”며 작업 환경까지 마련해주었다.brunch+2
그녀의 삶은 화려한 예술적 성취만큼이나 격정적이었다. 초현실주의 화가 막스 에른스트와 결혼했지만, 그의 불륜으로 파경을 맞았고 수많은 화가들과 스캔들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스스로를 “미술과 사랑에 중독된 사람”이라 칭한 그녀는 예술가와 사랑, 그리고 자유를 동일선상에 두었다. “나는 수집을 위해 사랑한 게 아니라, 사랑하면서 수집했다”고 말할 정도로 예술은 그녀의 삶 자체였다.
전쟁 후, 그녀는 유럽으로 돌아가 1949년 이탈리아 베네치아 대운하가 내려다보이는 궁전을 매입해 정착했다. 그곳은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Peggy Guggenheim Collection)’으로 바뀌어 지금도 현대미술의 성지로 남아 있다. 모더니즘의 거장 칸딘스키, 브랑쿠시, 피카소부터 초현실주의와 추상표현주의까지 수백 점의 작품이 그녀의 이름 아래 보존되고 있다.
페기 구겐하임은 평생 비판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남성 중심 미술계의 벽을 허물고 수많은 혁신적 예술가들을 세상에 알린 선구자였다. 그녀는 말년에 이렇게 회고했다.
“나는 타고난 예술가가 아니지만, 예술의 시간을 구해냈다.”
1979년 베네치아에서 세상을 떠난 그녀의 묘비는 자신의 애견들과 함께 컬렉션 정원에 자리하고 있다. 오늘날 페기 구겐하임은 예술이 남긴 가장 통렬하고 아름다운 ‘자유로운 영혼’으로, 현대 미술사 속 한 시대를 통째로 새긴 이름으로 기억된다.naver+3
-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Art2&document_srl=3351631
- https://blog.naver.com/tapestry/220011589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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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joongang.co.kr/article/4768509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2101865061
구겐하임 미술관, 퍼플렉시티, 뉴욕3대박물관, 명작컬렉션, 페기구겐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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